술 문답

본 설문 작성의 이유

http://walden3.kr/1513

① 오랫만에 들린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월덴님의 블로그에서 성심성의껏 답변하신 내용을 보고 감동.

②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상시 최대량 내복을 원칙으로 하는 알콜에 대한 내용이라 정독.
③ 월덴님께서 글 말미에 친히 본인의 이름을 거명해 주신지라 쏟아지는 햇살과 같은 영광을 받자와,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_-v



1. 술을 처음 마셔 본 게 언제인가요?

저희 집이 큰 집인지라 차례 혹은 제사를 지내면서 음복권유를 받았었습니다.
초딩시절은 버티면서 지나갔고, 시작은 아마 중학교 시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부모님의 한마디 : "너도 한잔 마셔봐~ 복술이야~ "
...이렇게 시작해서 거의 반병은 마시고 얼굴이 벌게졌던 기억이 나는군요.

아버지께서 워낙 술을 좋아 하셔서 술에 대한 거부감이 그다지 없었다는 점도
음주에 용이하게 입문하게 된 큰 원인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 후 중3때 졸업여행가서 당시 학급 최고 모범생이던 김모군이 가져온 포도주 한 병을
10여명이 나누어 원샷하고, 선생님들께 걸릴까봐 바로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격하게 마시기 시작한건 고2때 였습니다.
K고 최강꼴통 최고의 두뇌들로 불리웠던 일어 문과로 진로를 잡으면서 참 신나고도 즐겁게 퍼마셨습니다.
그 시절에도 맥주는 싱겁고 화장실 많이 가야해서 싫어 했었고요,
소주는 냄새가 격하게 나기 때문에 고딩 주제에 청하를 즐겨 마셨습니다.
염창동 꼬랑꼬치 아직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 ^^;

2. 처음 술을 마셨을 때의 감상은?
음복 이라던가, 포도주 한잔 마신것은 음주로 간주할 수 없기에
고등학교 시절 음주경험에 비추어 추억해 본다면
별 감상이 없었던것 같아요. 그저 어른 흉내 낸다라는 사실만으로
음주에 뛰어들었죠. 마치 불에 뛰어드는 부나방 같은 모습이랄까요?

맛도 모르고 취한다는 것도 모르고 그냥 입에 퍼넣기만 했었던것 같습니다.
몽롱 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취기를 느끼기 시작한건 먼 훗날의 일이었으니까요.

지금 반추해 보건데 그 시절은 천국 이었어요.
술 값도, 안주 값도 쌌고 미성년자라고 속칭 ‘뺀찌’를 놓는 일도 거의 없었거든요.
동네 후미진 꼬치집은 고등학생 장사를 안 하면 매상이 안 오른다던 바로 그 시절입니다. 네네.

3. 현재 주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술과 함께 보내고 대망의 대학시절이 도래 했어요!
아.. 정말 신났어요. 눈치 안보고 술을 마음 껏 먹고 심지어는 외박을 해도 되는 시기가
온 것 입니다! 두둥!

아이 신나라~ *-▽-)b

그 시절엔 정말 일주일에 6일은 술 먹고, 3일은 집에 안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체력도 넘쳤었는지 밤새 술 먹고 낮에 술병과 숙취에 시달리면서 골골 대도 오후 느즈막한
시간이 되면 다시 술이 땡기고, 약속을 잡고 그런 정도 였으니까요. 후후;
그 시절 주량은 대체로 맥주 무제한,
소주라면 25도짜리 병 따는 두꺼비를 기준으로 4병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후로 제대하고 복학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상시음주태세는 해제 되어서
몰아먹기태세로 전환 되었습니다.
술자리의 빈도는 줄이고 밀도는 높이는, 한마디로 사람잡는 태세로 전환한 것이죠.
이 태세는 그 후 쭉 이어져 내려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월급쟁이.. 정말 옳지 않죠.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악!!!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줄 놓고 마시면 그 다음날 후유증으로 고생해야 하고, 나 스스로도 괴롭고 힘든데
주변사람들은 ‘저 쉑히 또 술쳐먹었어! -_-+’ 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시선을 느껴야 하고
이래 저래 힘들지요.
그래서 다음날이 주말이나 공휴일 같이 쉬는 날이 아니라면 그 다음날
최소한의 근무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주 2병 이상 마시면 힘든 것 같습니다.
가끔 미쳐서 이것저것 섞어서라도 마시는 날이면 그 다음날은 대략...;;

4. 자주 마시는 술의 종류는 무엇인가요?
일단 맥주는 별로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의 통상적인 음주 습관 상, 맥주로 시작해서 맥주로 끝나는 일은 별로 없지요.
결국 섞어 마시다 보면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떠나고 속은 전쟁이 터져 폐허가 되고 힘들어 지죠.

비슷한 주종으로 막걸리/동동주가 있는데 이 녀석들은 ‘골때리는 녀석들’로 이미 정평이 나있으니
뭐 더 이상 할말이..;;;

결국 독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주로 마시는 술은 역시 소주입니다.
원래 남자라면 소주! 소주라면 진로! 라고 외치고 살았는데..
효리언니 때문에 요즘 처음처럼.. 참 많이 먹어주고 있습니다. 헤헤헷~ -ㅂ-*

양주 종류로는 위스키 보다는 브랜디, 브랜디 보다는 앱솔루트 보드카를 좋아합니다.
위스키는 마신 후 속에서 올라오는 잔향이 좀 역해서 -뭐.. 조니 블루랄까, 발렌 30이랄까, 로얄 살룻 정도 되면 아니지만..
.... 네. 제가 아는 고급양주 다 적었습니다; - 그나마 달큰한 향이 올라오는 브랜디 종류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렴하게 맛갈-_-수 있는 앱솔루트 보드카야 말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술입니다.

존경해 마지 않는 월덴님의 댁에서 앱솔루트 포도맛(KURANT)을 맛보고 나서 거기에 푹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거의 마니아 수준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앱솔루트 보드카의 경제성과 향미를 전도하고 다닙니다.
그중 최고는 가장 최근에 맛본 라즈베리로 최근 미쿡에서 온 지인 편으로 한병 더 구해서 소장하고 있답니다 흐흐.

5.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의 술버릇은?
학교 다닐 때에는 술만 먹으면 휴대폰 안에 저장된 거의 모든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서 원성의 대상이 되었으나
그런 행동이 민폐라는 것을 깨닫고는 요즘은 안그러고 삽니다.

또 시간 널널하던 시절에는 2, 3, 4, 5차를 외치던 버릇이 있었는데
요즘은 경기불황과 체력저하라는 쌍두마차에 질질 끌려 다니느라 그러지 못해서 이 또한 고쳐지고 있는듯 하고요.

그 외에는 술버릇은... 없겠죠?? 없어야 되요.. -_-;

그리고 술 마시면 잠이 잘 안와서 뒤척이다 항상 새벽에 자고 그 다음날 숙취와 속쓰림에 고생하곤 합니다.
이것도 술버릇일까요?

6. 주위 사람들은 당신의 술버릇을 뭐라고 하던가요?
2차 3차 4차 외치고,
안주를 잘 안먹고,
먹고 죽자라서

같이 술자리 갖기가 무섭다.. 라고들 하더군요. 하아.. ㅠ_ㅠ

7. 가장 인상에 남았던 술자리에 대해 말해 주세요.
모든 술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인상에 딱히 남는 술자리는 없네요. 후후

8. 어떤 때 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국대 축구 볼 때,
여자에게 차였을 때,
시험에 붙거나 떨어졌을 때,
사진 찍고 나서,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날 때,
심심할 때............

다 쓰려면...힘듭니다;

9. 어떤 술자리를 좋아하나요?
모든 구성원이 서로 잘 알고 이해하는 사이이고,
4명 정도의 인원이,
1/n을 외치며,
그 다음날이 휴일이어서 마음 놓고 달릴수 있는 술자리를 좋아합니다.

10. 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나요?
네. 심각합니다. ㅡㅡ;
알콜중독이 의심될 정도니까요..;

11. 애주가가 될 의향이 있나요?
이미 애주가입니다.(먼산)
혹자는 폭주가 라고도 하지만..훗;

12. 술을 같이 자주 마시는, 또 마시고 싶은 5명에게 바톤을 돌려 주세요.
존경하고 흠모하옵는 월덴님의 뜻을 받들어 권여사님 꼭 받아 가세요.
그리고 불쌍한 불량중년의 블로그에 놀러와 주시는 천사같은 분들도 받아 가세요.
링크 남겨주시면 놀러가서 댓글 남길께요~ ^^*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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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술 문답

    Tracked from :) 深思高擧 2008/11/05 18:22 delete

    웰덴지기님께 받아왔습니다. 아 이런거 나우누리 시절 유행했던 백문백답 이후로 처음인듯. 단무지옹의 문답 말미에 언급된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크) 성실하게 써봐야지~ 흐흐; 1. 술을 처음 마셔 본 게 언제인가요? 대학교 입학한 신입생 환영회때에 처음으로 술이란걸 마셔본듯. 그이전까지는 흔한 백일주도 안먹고 고3을 보낸 모범생.. 아니 왕따인생이었지요. 여튼 대학이랍시고 딱 들어가자마자 일주일째되던날 이대입구 역 바로 앞에 있던 어느 지하 호프집 이었..

  2. Subject 술 문답

    Tracked from 월덴 3 2008/11/05 20:46 delete

    이글루스에서 독립한 뒤로는 문답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제가 각별히(?) 생각하는 Hanti님의 문답이라서 모처럼 성실하게 답변해 봅니다. 문답을 하지 않는 이유는 제가 워낙 이런 걸 좋아하는데 자꾸 받아 버릇하면 개인적인 정보가 너무 노출되어 익명 블로그의 신비성이 깨질까봐~ ^^ 1. 술을 처음 마셔 본 게 언제인가요? 맨 처음 술을 입에 대 본 것이 언제냐고묻는 것 같은데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 친척 어른들이 집에 모였을 당시..

  1. BlogIcon 월덴지기 2008/11/05 20:46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난 문답 잘 보았네... 그런데 무쥐옹의 문답은 내 기대와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는... 크크크

    • BlogIcon 단무지과 2008/11/05 23:50 address edit & del

      기대에 부응 하였다니 그 또한 영광이고 기쁩니다. 분당에서 언제 한번 달리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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